2021.4.8~5.7
#24개월
메모해둔 것을 토대로 기억나는 것들만 일단 기록.
24개월은 이전보다 확실히 말문이 터진 것같다.
자기 감정을 적극적으로, 보다 명확하게 표현한다.
엄마 입장에서는 어쩔 땐 조금 귀찮기도 하지만
자기의 상황을 설명하려 애쓰는 게 기특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언어를 통해서 아이가 뭘 원하는지 알게 되었을 때 정말 뿌듯한데, 아이도 본인이 원하는 걸 얻고나서 느끼는 기쁨과 행복의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떠올라서, 그 얼굴을 보는 나도 또 행복해진다. 그러니까 이게...
글 재주 말 재주가 없어서 조리있게 잘 표현이 안 되는데, 서로 뿌듯하고 기쁜 마음이 교감된다 해야하나??
아무튼 뭐 그렇다. 아휴 이쁜 내 아기 하트 뿅뿅!!!
① 숫자
숫자에 관심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
저번 달(23개월)에 숫자 '2'를 알게된 뒤로 '2'만 보이면 "니~"라며 가리킨다. 그래서 자연스레 '1'과 '3'을 알려줬다. 한국어로... ^^
우선은 '일', '삼'으로 알려주긴 했는데, 사실 처음에 알려줄 때 '일, 이, 삼, ...'으로 가르쳐야 하는지 '하나, 둘, 셋, ...'으로 가르쳐야 하는지 헷갈렸다. 음...
갯수 셀 때는 '하나, 둘, 셋'으로 세고(당연한가?), 그냥 숫자만 있는 건 '일, 이, 삼'.
그런데 '2'는 끝까지 '니'라고 한다. "이"라고 말하면 역으로 나를 가르친다. "니"라고.
그 뒤로 일부러 더 한글 영상을 보여준다.
물론 "니"도 맞지만 한국말을 먼저 했으면 좋겠어...
25개월을 며칠 앞두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1 = 일
2 = 니
3 = 상(삼 중간 어디쯤)
4 = 뽀올~
헐. '4'를 '사'나 '시' 또는 '넷'이 아닌 뽀오R~ 이라는 게 아닌가...!!
영어 동요도 숫자 노래는 안 틀어준 지 오래됐는데 얘가 어디서 들었을까 했더니
작년에 한국 할미가 사서 보내주신 장난감...!! 장난감 정리함 밖으로 나와있는, 영어 회화랑 노래가 나오는 애벌레 장난감을 보고 이해했다.
근데 원, 투, 쓰리는 왜 안 하지? ㅎㅎ
▶︎ 사실 '이'라고 읽든 '니'라고 읽든, 지금은 숫자의 명칭보다는 많다/적다 정도의 수의 개념만 알려주면 된다. 그렇지만 뽀올~은 넘 귀엽다.ㅎㅎㅎ
② 색
색깔은 일본어로 말한다.
받침이 없어 외우기 쉬울 것 같아서. 그런데 처음부터 일본어로만 알려준 건 아니다.
빨강, 빨간색도 알려줬는데 역시 외우기도 발음하기도 쉬웠는지 '아카'는 금방 써먹음.
▼아이가 알고 있는 색깔(실제 하는 말)
빨강(아카), 파랑(아오), 노랑(키이로), 초록(미도리),
갈색(챠이로), 분홍(핑크), 주황(오렌지),
회색(그레이), 흰색(시로), 검정색(쿠로), 보라(보라)
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한국말로 안(못) 알려준 이유가 '검정색'이었다. 검정, 검정색, 검은색, 까만색, ...
나부터가 검은색이랬다가 까만색이랬다가 통일성없이 막 써서;; 아이도 헷갈려할까봐 그냥 '쿠로'로 통일...
보라색은 일본어로 '무라사키'인데, 4글자라 길어서 얘는 처음부터 '보라'라고 함. ㅋㅋ
보라색과 파란색 운동화가 있는데, 매일 외출하기 전에 어떤 거 신을거냐 물어본다. 그 때마다 아이가
'보라 꾸꾸(신발) 이이(신어도 돼)?' 라고 되묻는다.
그러라고 보라색 신발을 꺼내주면,
'아, 밍미(본인) 아오(파랑) 꾸꾸 이이?'.
다시 파란색 신발을 꺼내주면,
'아, 보라 이이? 보.라!'
의 무한 반복이다. (그냥 암거나 신어주렴)
말 앞마다 붙는 '아,'랑 말 끝의 '이이~?'가 정말 귀엽다. ㅎㅎ
말머리 '아,'는 내가 많이 쓴다고 한다.(오빠 의견)
일본에 있으면서 너무너무 듣기 싫은 말이였는데 내가 하고 있었다니... 충격
탈 것을 좋아한다. (최애는 신칸센)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면, 울다가도 뚝 그치고 자동차를 가리킨다. 그리고 색깔을 말한다.
한번은 빨간 자동차가 지나갈 때마다 반복해서 "빨간색"이랬다가 "아!카!"라며 오열한 적이 있다... 아니 아카인 건 엄마도 안다고 알아 ㅠㅠ
③ 노래 -cm송, 동요, 가요
노래를 좋아한다. 매일매일 얼마나 부르는 지 모르겠다. 24개월 최애곡은 티비 광고 노래...
처음에는 무슨 동요지? 한국말인가 일본말인가 했는데 멜로디를 다 듣고 나서는 '설마 아닐 거야' 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상황이 그렇듯, '설마'가 맞았다.
타마홈이랑 피자헛(은 노래는 아니고 구호?)은 매일 한 번씩은 꼭 부르는 듯...
"하피라이~ 하피오~ 아-오-음~"
동요는 "아빠 손가락 아빠 손가락 어디 있나~" 를 개사해서 부른다. ㅋㅋ 기저귀, 옷, 로션, 숟가락 등등 뭐만 찾을라하면 노래 개시!
내가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수건을 가져오라 하고 싶을 때 "후키후키(수건) 후키후키 어디 있나~"라고 부르면, 세면대로 달려가서 "요잇찌! 요잇찌! 후키후~키!"라며 수건을 가져온다. ㅋㅋㅋ
목욕 후 로션 바르기 싫어할 때나 밥 먹기 싫어할 때도 유용하게 부르고(?) 있다. ㅎㅎ
가요는 방탄소년단 노래밖에 모른다. (아마도?)
요즘은 "땡"을 좋아한다. 그... 나pd님의 유튜브채널 십오야에 올라온... 나pd님이 "땡!!"하고 외치는 장면이 재밌는지 본인도 꼭 흉내낸다. ㅋㅋ 귀여워.
언어 관련 고민과 에피소드가 더 있는데,
우선은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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