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래기님 생신 전 날인 4월 7일 저녁에
코로나의 영향으로 일본은 긴급사태선언이 떨어졌다.
나는 한국의 뉴스도 듣기에,
그 전부터 웬만하면 집밖에 안나가고 있었다.
때는 우래기님의 첫번째 생일이 지나고
첫 이유식을 만들어야 하던 전 날.
오빠에게 퇴근길에 아가님 식사재료를 부탁했다.
그냥 말하면 아무거나 대충 집어올 걸 알았기에,
라인으로 자세히 알려줬다.
A슈퍼에 가면 야채들 컷팅해서 파니까,
단호박 슬라이스
브로콜리 머리(?) 부분만 모아둔 것
파프리카 썰어둔 것 (없으면 안사도 됨)
당근 하나
닭가슴살(ササミ, 사사미) 슬라이스
부탁해!!
그러나 퇴근한 그의 손에 들린 것은
B슈퍼 봉다리......
▼▼▼
봉다리 속 내용물을 보고 진짜 진지하게 생각했다.
오늘 하루 내가 뭐 실수한 게 있나?
기분나쁘게 한 일이 있나?
담부터 시키지 말라고 일부러 이러는 건가?
어떻게 죄다 덩어리지????
맨날 말로만 쉬어라 놔둬라 아가잘 때 같이 자라
그러지, 진심으로 내가 쉬길 바란다면
이러면 안된다이가 이 짜식아!!! 😫!!
어쨌든 참 어이도 없고 라인까지 보냈는데 허무하고
밤시간에 쳐다보기도 싫지만
아가님을 굶길 수는 없으니..ㅠㅠ 먼저 제일 만만한
브로콜리🥦랑 당근🥕 먼저 손질하기로!!
사실 큐브만들기는 간단하다.
데치거나 삶고 → 조각내서 → 얼리면 된다.
조각내는 단계에서
강판에 간 듯이 다지거나(초기)
잘게 다지거나(초기2~중기)
1센치 안되는 정도로 조각(중기~후기)내는 걸로
초기큐브, 중기큐브, 후기큐브로 나누어지는 것 같다.
그냥.. 아가가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썰어서 얼리면 됨!
브로콜리는 머리 부분만 쓴다.
후기 이유식때까지 우래기님은 줄기 안 먹였다.
12개월인데도 아직 이가 위아래로 두 개씩,
네 개밖에 없어서 내가 불안해서 준 적이 없다;;
단단해서 그렇지, 절대 주면 안되고 그런 건 없는 듯.
사실 후기 초반 때까지는
브로콜리 따로 당근 따로
일일이 다 따로따로 삶았다.
어차피 이유식에 같이 넣으면 섞일 텐데
내가 왜 그랬을까...ㅋ
그런데 양배추랑 당근은 아직도 같이 안 삶는다.
양배추랑 당근은 궁합이 안 맞는다고 해서
이유식 만들 때도 같이 안 넣는데,
왠지 삶는 것도 같이 삶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상관 없을지도?)
삶아졌으면 조각조각해서 큐브통에 넣어 얼린다!
나는 보통 30 g, 이파리 채소는 10~15 g 씩 넣는다.
후기~완료기(늦게 시작했당)라서,
초기때 처럼 자잘하게 다지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ㅎㅎ
(앗, 얼리고 난 사진이 없다!)
하루간 틀에 넣고 얼린 뒤, 랩에 하나씩 싸서 보관한다.
큐브 통(얼음 틀?)에 뚜껑이 있어도 완전히 밀폐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하나씩
꺼내 쓸 때마다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없으니까ㅎㅎ
.
.
((덧))
처음에는...
아기 시기별 섭취해야하는 영양성분을 조사해서
'나는 한 번 만들면 보통 네 그릇이 나오니까,
한 끼 당 비타민은 n 그램, 탄수화물은 n 그램
섭취할 수 있도록 감자는 n 그램 넣고
당근은 n 그램, 시금치는 n 그램...'
하나하나 계산해서 이유식을 만들었다.
영양사로 전직한 줄......
한 몇 달간 이유식을 만들고 보니
지금은 그냥 이정도...? 하고 넣는다.
(물론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넣음!)
왜냐하면, 기껏 딱딱 계산해서 만들어도
아가님의 컨디션에 따라 안먹어주는 날도 있기 때문!
ㅠㅠ
당근이나 이파리 채소는 거의
전체 색의 비율이나 향으로 양을 정하는 듯..
어느 글에서 봤는데,
하루동안 얼마나 다양하게 먹였는가 보다는
일주일을 기준으로 한 주간 얼마나 골고루 먹었는가
봐야 한다고 했다.
이유식 만드는데에 가이드는 있어도
정답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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