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育児/일상기록・日常

27개월의 위로

곤냑 2021. 7. 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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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봉투 아님


2021.7.9
#27개월


장마라 매일하던 외출을 며칠만에 했다.
그것도 오전 10시부터 또 비 온다기에
아침에 과자도 살 겸 후딱 산책하고 왔다.


ㆍㆍㆍ

간식을 먹으면서 노래라도 들어볼까하고
리모컨을 만지작대는 순간 바로 등 뒤에서
쨍그랑!!!!

유리컵이 또 깨졌다……



진짜 딱 이 심정이었으나…
빨리 치워야지 어쩌겠나 😔😔😫

아기는 아기의자에 앉아있어서 다행이었다.
왜 팔을 휘적거려서 컵을 떨궈!!!
…아니다, 가까이에 둔 내 잘못임.




치우다가 유리가루에 찍혀서 피도 나고
소파 밑에까지 조각이 퍼져서(?) 보이지도 않고
어휴!!

치우다가 도중에,
'만약 가루가 하나라도 남아서 아기가 다치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아기 의자 뒤에 쪼그리고 앉아서
어떻게 치워야 단시간에 깔끔히 치울 수 있나
고민하는데
아기 눈에는 슬퍼보였나보다.


내 머리 위로 작은 손을 올려 통통 두드리더니
"괜차나~? 갠차나~"

아가야 네가 저질러(?)놓고 나를 위로해?!


이 귀여운 반응은 뭔가하고 얼굴을 보니 심각하다.
그래서 우는 척을 해봤다. (???)


덩달아 눈물을 글썽이며
작은 손바닥으로 내 머리를 통통 친다.
치기 쉽게 머리통을 더 가까이 대자
쓰담쓰담 해줬다.
ㅋㅋㅋㅋ

"엄마 화났네~ 아기 혼났찌! (혼 안 냈음)
엄마 화났찌!!(화는 안 났음)"
"엄마 갠차나~~"



아닛…
오늘 하루, 그것도 오전중에 처음 듣는 말이 왤케 많아!!
화났네 라니… 혼났지 라니!!! ㅋㅋㅋㅋ
자주 쓰던 말도 아닌데…(아닌가?)
진짜 의미를 알고 쓰는 거니ㅋㅋㅋ
너무 신기하다ㅠㅠㅠ

우는 척하다 풉! 하고 웃었더니
그제야 저도 웃는다.
ㅋㅋㅋㅋ


ㆍㆍㆍ

아기야 너도 공감이란 걸 하는 구나
언제 이렇게 사람이 되었니
(원래 사람이었다)

다음부턴 엄마 컵은 안 줄거야
니껀 니 컵에다 먹으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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