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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살 반 건강검진(健康診査)

곤냑 2020. 11. 2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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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 (19개월)

 

 

코로나의 영향으로 1살 반(18개월) 건강검진이 많이 밀려있다고 한다.

건강검진의 안내문을 받은 건 10월 9일. 

한 달 반 전에 검진 일시와 장소, 내용 등을 알려준다.

 

시간:오후1시 50분〜

장소:구약소

검진 내용:

진찰, 신체검사(키, 몸무게), 치과검진, 치아 불소도포(희망자), 육아 및 영양상담

준비물(?):모자수첩, 보험증(필요시 제시), 질문표(3장), 큰 수건

 

 

하.. 장소는 너무 잘 아는 곳이라 안심했는데,

시간을 보고 걱정이 앞섰다.

오후 1시면 낮잠을 자고 있거나 점심을 먹고 있을 시간인데...

 

오늘 아침에 눈뜨기까지 계속 고민했다.

낮잠을 미리 재울 것인가, 늦게 재울 것인가.

점심을 일찍 줄 것인가, 간단히 먹이고 다 끝나고 점저로 줄 것인가.

 

고민 끝에 내린 베스트는

낮잠을 일찍 재우고 점심을 먹이고 1시 30분에 집에서 나가는 것!!

낮잠을 일찍 재우기 위해서, 매일 보는 아침드라마도 포기하고 준비해서 놀이터로 나갔다.

 

짧고 굵게 놀다 오려고 했건만... 아이 또래들이 하나 둘 우리 아이에게 다가왔다.

우리 애는 또 굳어있다가 슬금슬금 도망가고. ㅠㅠ

그걸 보니 또 마음이 안 좋아져서 같이 어울리라고 시간을 줬다.

정말이지 오늘은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 다짐한 모래판에도 들여보냈다. ㅠㅠ

하지만.. 같은 공간에는 있으나 등지고 앉아서 혼자 놀았다.

또래를 만날 기회가 많이 없어서 그런가... 또래 친구들의 엄마들 한테는 잘 다가가는데.

나랑 오래 붙어 있어서 그런건지. 에고... 또 다른 고민이 생겼지만, 나도 아는 엄마들이 많이 없기에

나도 친구 사귄다 생각하고 오래 이야기나누며 같이 시간을 보냈다.



짧고 굵게, 30분만 놀다 오려던 것이 1시간 30분이나 놀다 들어왔다. ;;

그래서 급 계획 변경.

서둘러 씻기고 밥 먹이고 옷 갈아입혀서 재웠다. 30분이라도 자라고;;

잠깐 잠든 그 30분 동안 기저귀가방이랑 물, 간식 등 가방 챙기고 내 준비하면서

집안도 대충 정리해놓느라 진땀을 뺐다. 

문진표같은 질문표를 어제 미리 써놓길 잘했지.

대충 아이의 발달 정도를 물어보는 종이 3장과 설문지 1장이였다.

아이가 언제 처음 혼자 앉았고, 언제 처음 걸었고, 어떤 단어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 등.

블로그에 기록해둔 덕분에 수월하게 작성했다. ㅎㅎ

 

 

출발해야할 시간에 자는 아이에게 겉옷을 입히고 유모차태워 나와서 구약소에 도착할 때 까지

아이는 계속 잤다. 놀이터에서 너무 에너지를 썼나. ㅎㅎ 그야말로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눈 뜨니 방 안의 침대가 아니라 낯선 곳에 와있으니 어리둥절했는지, 계속 오? 어?

 

대기실과 진찰실이 나누어져 있었는데, 진찰실에서는 아기들 울음소리가...

나중의 일은 전혀 모른 채 천진난만하게 장난치며 기다리는 우리 아기가 귀여웠다. ㅋㅋㅋ

 

 

 

처음엔 치아부터 검사했다.

치아 갯수, 상태 등을 검사하고 불소 도포.

아기를 안아서 머리를 선생님쪽 다리위에 올려 눕혀야 했는데, 눕히려고 하자마자 내 옷을 쥐어뜯으며 악을 쓰고 울고불고 했다. ㅋㅋ

하지만 검사는 해야지. 억지로 눕히고 검사를 받는데 처음 듣는 울음소리가 ;;;

검사가 끝나고 선생님께서 설명하시는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못 알아들을 정도로 빽빽 울더니,

감사인사 드리고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언제 울었냐는 듯 뚝! 다시 장난 시작. ㅋㅋㅋ

 

그 다음 신체검사 때도 상황 반복.

대기 시간에 대기실에 있던 키재는 도구로 장난치면서 연습까지 했건만...

남이 손대는 게 많이 무서웠나보다.

하지만 그 자리를 벗어나면 거짓말 처럼 니꼬니꼬~ 

신체 검사할 때 기저귀 차림으로 있는데, 기저귀 바람으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다. ㅎ

 

신체검사 다음은 발달 검사.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걷기, 카드 나열해놓고 단어 말해보기나 말하는 단어 가르키기, 블럭 쌓기 등을 한다고 들었는데

지역 차이인지 코로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위에 나열한 것들은 안 했다.

아, 걷기는 했네. 안내해주시는 분이 '진찰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선생님까지 걸어가보자~' 했었으니.

다 끝나고 나갈 때 인사도 하는가 확인하시는 것 같았다. 바이바이는 또 끝내주게 잘하지. 살짝 울먹이면서 빠르게 '빠바이!!' 하고 도망치듯 나갔다.
ㅋㅋㅋ 귀여워.

 

또 기다림의 시간~~~~~~기저귀나 한 번 갈아주고 계속 장난치다보니 드디어 마지막 상담시간!따로 상담하고 싶은 내용은 많지 않았는데... 육아하면서 고민이 있으면 적어보라는 질문지에,아무래도 나처럼 국제결혼한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일 언어에 대해 적었다.

그리고 위에 적은, 아침에 있었던 놀이터 일 ㅎㅎ

 

 

우선 놀이터에서의 일은(교우관계)...

사실 시설(유치원)에 들어가서 단체생활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지금은 사회성을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하셨다.

유치원 등에서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선생님들만 찾고 그런 거라면 상담해 볼 필요가 있는데, 지금은 아이가 혼자놀기를 좋아하고 어른들을 따라도 유치원 들어가면 또 달라질 수도 있으니, 지금 걱정하기엔 이르다고 하셨다. 듣고보니 그런 듯.

 

언어는...지금 집에서 둘이 있을 땐 한국말로 이야기하는데, 나중에 유치원 들어가서 아이가 처음에 적응을 잘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한국어로 이야기 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고 했다.
다른 선배 엄마들을 보니 집에서는 꾸준히 한국말로.
일본말은 어차피 다 하게 되어있고 아이들은 금방 습득한다고. 나랑 오빠도 이 의견에 동의하는 지라, 이렇게 할 방침이였는데(물론 아이의 성향을 봐가며 바꿀 생각이였는데)... 보건사 선생님은, 일본에서 계속 생활하실거라면, 웬만하면 일본어를 메인으로 하고(아이가 혼란하지 않게) 한국어는 차차 가르치시는게 좋겠다고 하셨다. 아이들이 4-5살이 되면 한국어와 일본어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고. 
듣고보니 그것도 그런가 싶기도 하고 참...
결국 결정은 내가 하는 거지만,
나부터가 혼란하다 혼란해.

 

 

아! 그리고 차차 취업활동도 하고 싶은데 아기를 봐줄 사람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했더니, 유료지만 시간을 정해서 잠깐 맡길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안내해주셨다.
아니 이런 곳이 있었다니...!!
유료래서 또 잠시 쫄았지만, 1시간에 800~900엔 정도였다. 예상한 금액보다 저렴해서 안심했다. ㅋㅋ
나중에 할로워크갈 일이 생기면 부탁 좀 해야겠다.

 

...그런데 부탁하는 걸 잠시 상상해 봤는데,
분명히 안 떨어지려고 옷을 붙잡고 울겠지?
내가 일 다보고 돌아올 때까지 계속 울기만하고 있으면 어쩌지?
보육해주시는 분들이 아이가 시끄럽게 운다고 때리거나 방치하면 어쩌지???
아니, 아이 맡기는 건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상담까지 다 끝나니3시 50분이였다. 와우... 안내문에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적혀있었는데진짜 2시간이 걸릴 줄이야...구약소 온 김에 전에 신청해둔 마이넘버카드나 발급받자 싶어서 또 긴 기다림...
전에 쓰던 마이넘버 카드의 기한이 다 되어서 갱신하러 간 거였는데, 직원분이 이해를 못함.
10년 전에 만든 카드냐고 자꾸 되묻는데,

 

기한 10년이 다 되어서 갱신하는게 아니라, 나는 외국인인데 가지고 있는 비자의 기한이 다 되어서 변경하려는 거다. 가진 비자의 기한=마이넘버카드 기한.
근데 영주권을 취득해서 비자에 기한이 없으니(=일본에 있을 수 있는 기한이 없어졌으니)마이넘버 카드도 갱신하려는 거다!!

 

내가 너무 어렵게 설명한건가??
아무튼 또 카드하나 발급 받는데 1시간 소요...참내...
비밀번호 입력하고 설명듣고 이제 다 끝났대서,
그럼 전에 쓰던 마이넘버카드는 내가 처분하면 되는거냐고 했더니 그걸 왜 들고있냐고;;; 아니 당신들이 안 가져갔잖슴?
오늘 내 담당들은 다 초심자들이였나보다.
다른 분들이 오셔서 회수하는 거라고 들고가시고, 갱신할 때 1,000엔 내야한대서 뒤늦게 내고...
뭐 화낼 일도 아니여서 그냥 허허 하고 말았는데,
일본 공무원들 참 힘들겠다 싶었다.
힘내세요.


집에 갈땐 중간에 마트에 들를려고 걸어서 귀가할 생각이였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지하철 이용.
역 근처 슈퍼에서 도시락이랑 아기 밥 재료 대충 사서
집으로 왔다. 엉엉엉
검진은 아가가 했는데 왜 내가 피곤하지. ㅠㅠ

오자마자 씻기고 저녁 준비해서 밥 먹이고
좀 놀아주다가 목욕시키니 바로 잠들었다.
아이고.. 그래 너가 가장 피곤했겠지.
수고 많았어, 고마워.


오빠가 오늘 늦게 와주는 덕분에(?)
저녁을 천천히 준비할 수 있었다.
그치만 5분 요리ㅋㅋㅋ 마파두부.

생각해보니 오늘 먹은 게, 어제 저녁에 먹고 남은
떡볶이가 다네...
얼른 밥부터 먹고 글 정리해야겠다.



- 또래 중에서 큰 편이나 평균치 안.
(82.2cm / 11.4kg)
- 전 항목 이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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