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기시험 신청 홈페이지 簿記試験 申し込み ▼
https://www.kentei.ne.jp/bookkeeping
2021.02.28
사실 시험에 대한 긴장감은 없었다.
어떤 시험이든 본인이 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기에...
약 3개월 전부터 아기가 낮잠잘 때 30분~1시간씩 틈틈히 공부했지만, 시험당일까지 모의문제를 두 번정도 밖에 안 풀어볼 정도로 (내 기준)공부가 완벽하지 않아서 더 긴장을 덜 했던 것 같기도 하다.
2월 28일 일요일.
이 날은 시험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아침 일찍 혼자(중요) 외출을 한다는 것에 더 흥분했다. 괜히 한번 눈썹도 그려보고...(시험과 무관)ㅋ
점심도 먹고 들어 올까, 뭘 먹을까 하는 즐거운 고민과 함께 집에서 출발했다.
설렘을 주체하지 못하고 집밖에 나와서 사진찍느라 편의점 들러서 간단한 요깃거리 사는 것도 잊어버리고. ㅋㅋㅋ
◆ 시험 후기 ◆
코로나가 살짝 걱정되긴 했지만
생각보다 넓은 시험장에 생각보다 수험생이 적었다.
책상마다 수헝번호표가 붙어있는 걸 보니 신청해놓고 안 온 사람이 제법 있는 듯 했다.
꽤나 뒷자리였는데, 내 앞으로 두어명밖에 없었다.
그리고 고딩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대학생~사회인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많았다.
가장 기억나는 수험생은 제일 앞에 앉아계셨던 백발의 할아버지. 무슨 일을 하시고 어떤 목적으로 시험을 치시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멋있어보였다.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 나보다 먼저 종이를 넘기는 소리, 사각사각 메모하는 소리 등, 타인의 소음을 들으면 신경쓰여서 긴장되겠지 했는데. 그정도로 시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넘 조용해서 내 계산기 두드리기 민망할 정도로;; 다들 암산으로 문제 푸나? 했음.
그리고 모의문제 두 번, 문제집에 있던 연습문제 두 번에서 한 번도 틀려본 적 없던 시산표의 좌우 합계가 안 맞아서 크게 당황했다. ㅋㅋ 틀려봤더라면 대처방법도 연습했을텐데. 중간 계정과목의 숫자가 틀릴 순 있어도 좌우 합계가 다를 일은 계산기를 잘못 두드렸단 건데...
똑같은 숫자를 다 더했는데, 더할때마다 숫자가 다 달라서 2차 당황ㅋㅋㅋ 그냥 다음문제로 넘어갔지만, 머릿속은 계속 '왜?? 도대체 왜???'였다.
근데 마지막 문제도 합계가 안 맞음.
계산기 두드리다가 안맞는 숫자들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ㅋㅋㅋ 마스크 쓰고 있어서 다행.
웃음이 나오던 타이밍에 뒷자리에선 한숨이...
<시험이 끝나고 가장 먼저 든 생각>
대학교때 동아리 선배가,
부기 3급은 고등학생들도 많이 치고 일본어만 알면 합격하는 시험이라고, 떨어지는 사람 없다고 했었는데 언젠가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 여기 있다 말해주려고. ㅎㅎ설마 나 아직도 일본어가 안 되나
시험이 끝나면 문제도 다 잊어버리는 타입인데
오랜만의 시험이라 그런지 아님 성격이 바뀐 건지..
유튜브에서 방금 본 시험의 해설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답이 궁금했다. 답안지에 적은 답을 따로 적어놓을 걸 싶기도 했다. 사실 그럴 여유따위 없었지만. ㅋㅋ
근데 해설 영상을 중간에 보다 말았다...
듣다보니 나도 선생님(?)이 해설하시는 대로 생각하고 문제를 푼 것 같은데 답을 뭐라 적었는지 몰라서;;
그리고 이틀이 지나고 가방정리하면서 문제지를 버리려다 '도대체 왜???'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눈에 들어와서 한번 더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다 맞는데 왜 합계가 안 맞지?? ㅋㅋ 그러다 다음 문제도 보게 되었는데...
문장 사이 괄호안에 들어갈 알맞은 단어를 고르는 이론 문제였는데, 보기가 아래에 다 나와있어서 '문제가 이렇게도 나오는구나'하고, 시험 당시에 엄청 쉽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기를 보면서 답안지에 한자를 예쁘게 그려 넣었었는데, 오늘 문제를 다시 보니 "아래의 보기 중 적당한 문구를 골라 ア〜ト 기호로 답하라"고.... 헐 ㅎㅎㅎㅎ 나 일본어 못 하는 거 맞구나. ㅋㅋ
출산 전후로 맨날 집에만 있으면서 사실 눈치도 많이 보이고, 안그래도 없던 자존감이 바닥을 치면서 지구핵까지 닿을 뻔했는데
시험 공부하면서 세상의 자격증 다 따보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재밌었다. 새벽 공부도 재밌었고 챙겨보던 예능프로와 드라마를 안 봐도 재밌었다.
근데 재미만 있었고, 결과는 별로 재미없을 것 같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내 평생의 시험운은 일본에 와서 대학 입학 전후로 다 썼다고 말하곤 했는데 진짜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ㅋㅋ
'기타・その他 > 기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 부기 3급시험 합격 (0) | 2021.04.01 |
---|---|
블로그 1년 후기 (0) | 2021.03.31 |
(사진일기)롯본기힐즈 언니 2 (0) | 2021.01.26 |
2021년이 되고 (0) | 2021.01.04 |
2020년 12월 30일 (2) | 2020.12.30 |